사회 와 카오스

 

사회현상에도 카오스가 나타난다. 쿠데타에 성공한 한 패의 정치군인들이 정권을 잡고 강압적으로 통치를 한다. 이 강압적인 힘이 기존의 사회 질서를 붕괴시키고, 이로 말미암아 사회의 각 분야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학생은 학업을 포기하고, 노동자들은 공장을 부수고, 교사는 교장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폭력적인 일이 다반사가 된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강압적으로 정권을 손아귀에 넣는 하극상을 생각하면 곧 이해할 수 있다. 기존의 계급질서가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마침내 일련의 소용돌이가 사회 불안의 요인으로 상승 작용함으로써 대규모의 데모로 이어지는 카오스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 또는 기업 등의 조직체에도 해당된다. 뛰어난 지도자 밑에서는 높은 사기가 유지되기 마련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적당한 자유가 주어지고 각 구성원이 스스로의 책임과 판단 아래 질서를 유지하면서 여유를 갖고 일한다. 이 때의 자유는 무질서가 아니다. 오히려 자율신경이 잘 작동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서로가 신뢰하면서 정해진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대한 조직의 질서가 일단 와해되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각자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똑같은 작용에 대해서 그때마다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카오스 상태이다.

질서가 유지되던 사회가 갑자기 카오스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은 마치 층류에서 난류로 바뀌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유언비어는 사소한 의미 전달에 사심이나 오해가 쌓여서 엉뚱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물리학의 엔트로피 이론으로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이와 같이 카오스 이론은 사회과학에서 원용될 가능성이 많음을 알 수 있다.